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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차르' 푸틴의 '24년 장기집권'이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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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서방세계 압박에 강경 대응하며 국내 응집력 높여…새 임기 동안 서방과 갈등 격화 예상 ]

0004024967_001_20180319143742151.jpg?type=w647【세바스토폴=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 2018.3.14.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6·사진)이 18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스탈린 이래 최장 집권’을 확정지었다. 정치적 맞수의 부재 속 ‘강한 러시아’를 앞세운 결과다. 그의 장기집권으로 러시아와 서방 세계 간 갈등이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한 러시아' 앞세워 압도적 득표율로 '스탈린 이래 최장 집권' 성공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러시아 대선 결과는 예상대로 푸틴의 압승으로 굳어지고 있다. 러시아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90% 진행된 현재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7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대선인 2012년 득표율 64%는 물론 2004년 대선의 72%도 뛰어넘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72세가 되는 2024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하게 된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사임 후 실권자 자리에 앉았던 기간이 사반세기에 달하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 혁명 이후 29년간 소련을 통치한 이오시프 스탈린 이후 러시아 지도자 중 최장기 집권이다. 

러시아 경제가 수년간 부진을 겪고 있음에도 푸틴이 다시 압승할 수 있었던 건 러시아에 대한 서방 세계의 압박을 대내 정치에 활용한 그의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한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 게 러시아 국민들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푸틴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으로 미국·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를 받았으나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국제사회에서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 왔다. 

선거 운동 기간에도 국내 문제와 관련한 공약은 거의 내놓지 않았고, 대신 러시아가 보유한 신식 무기를 앞세워 국방력을 자랑했다. 또 국영 언론들은 연일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가하고 있는 위협에 대한 보도를 쏟아 냈다.

블룸버그는 "푸틴이 서방에서 받는 압박이 '슈퍼파워'로서의 러시아 위상에 향수를 갖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좋은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푸틴 선거운동본부 측이 이번 승리를 "최근 러시아에 가해지는 (서방의) 압박에 대한 단합된 대응"이라고 자체 분석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여기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암살 배후로 푸틴을 지목한 것도 러시아 국민들의 반(反)서방 감정을 자극해 푸틴의 득표율을 끌어 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크렘린 정치 컨설턴트 출신 글렙 파블로브스키는 "메이 총리가 푸틴에게 선물을 줬다"며 "메이가 러시아를 공격한 게 러시아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투표에 참여할 생각이 없던 국민들을 선거로 이끌어 결과적으로 푸틴의 득표율을 끌어 올렸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라이벌의 부재도 '순탄한' 네번째 집권을 가능케 했다. 푸틴은 이미 20년간의 장기집권 기간 숙적을 몰아내 왔고, 4기 집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야권의 가장 유력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를 지난해 일찌감치 금지했다. 

◇'차르' 푸틴 내부 안정 위해 서방과의 갈등 더 조장할 듯 

푸틴이 4기 집권체제를 공고히 하고 '차기'를 노리는 내부적 갈등을 억누르기 위해 서방세계와의 갈등을 더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집권층 사이에서 그의 후계자에 대한 논의가 부상하고 내부적인 권력다툼이 본격화하면 푸틴은 서방과의 갈등을 더 강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후 미국과 유럽 사이에 만들어진 균열을 파고들 것이란 지적이다. 로데릭 린 전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는 "서방세계에 대적하는 푸틴의 능력은 강화돼왔다"며 "서방은 지금 미·유럽 간 갈등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더 취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요에르크 포브릭 독일 마셜펀드 책임자도 "푸틴은 6년의 새 임기 동안 '강한 러시아'란 자신의 비전을 구현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며 "그는 서방이 나뉘고 있다고 보는 만큼 이번 임기의 최우선 순위는 이걸 토대로 강한 러시아를 구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서방과의 갈등이 궁극적으론 러시아에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러시아의 침체된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투자와 기술 이전 등의 기회를 스스로 떨쳐 버리는 셈이어서다. 

옥사나 안토넨코 런던정경대 방문 교수가 "러시아인들의 삶의 질이 점점 악화하고 있고 러시아 국민들은 외교정책이 아니라 저소득과 연금 등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푸틴이 러시아에 현대적인 경제를 구축하기 원한다면 서방과 갈등관계를 만들어선 안된다"며 "임기말 그에 대한 평가는 러시아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개선시켰느냐의 측면에서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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