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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총선이 궁금하지 않은 이유…'유일무이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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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러시아 항의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푸틴 대통령을 히틀러에 빗댄 그림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있다. © AFP=News1
이번 총선서 선거제 개편 및 "민주성 강화" 공언
반면 언론·야권·여론조사 기관까지 통제 의혹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러시아 국민들은 18일(현지시간) 실시된 국가 두마(하원의원) 선거에서 또다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손을 들어줄 전망이다.

당초 이번 선거는 크림반도 합병 이후 치러진 첫 선거인 데다가, 직선제 부활 및 선거위원장 교체, 꾸준한 여론조사 발표 등 민주적 구색을 갖춰가면서 러시아 정치구도 변화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실제 이번 총선은 표면적으론 세계 다른 나라의 선거와 다를 것 없는 다수 정당들의 떠들석한 정치유세를 선보였다.

2012년 통과된 정당 등록 자유화법에 따라 2011년 지난 총선 때보다 2배 늘어난 14개 정당이 현수막과 선전구호를 길거리에 난립했다. TV와 라디오에서도 후보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담은 유세 광고가 줄을 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푸틴이 2018년 대선을 앞두고 이번 총선을 최대한 탈없이 치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은 푸틴이 2011년 총선 때 부정선거 논란으로 불거진 악몽을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2011년 치러진 제 6대 하원의원 선거 당시, 약 10만명의 시민들이 수도 모스크바 거리를 점령하고 당시 총리인 푸틴의 퇴진을 촉구했다.

푸틴과 당국은 이번 총선에 투명성과 민주성을 키울 것이며 이를 현대 사상 가장 깨끗한 선거로 치르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에 따라 국민의 목소리를 더 잘 반영하기 위해 2003년 이후 폐지된 지역구 직선제를 부활했으며 중앙 선거관리위원장을 정부 인권자문위원회 위원인 엘라 폴랴코바로 교체하기도 했다.

또 이전과 달리 유권자들이 정당별 지지율을 알 수 있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꾸준히 발표하도록 했다.

2012년 통과된 정당 등록 자유화법으로 인해 정당 수가 7개에서 75개로 10배 가량 늘어나면서 이번 총선에 참여하는 정당 수도 지난 총선 때보다 2배 많은 14개로 많아졌다. 표면상으론 민주적 요소가 구비돼 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17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 긴 후보 명단을 붙이고 있다. © AFP=뉴스1
하지만 여러 정치 전문가들은 푸틴의 언론통제와 야권탄압이 여전하다고 평가한다.

알렉산더 키네프 러시아 정치분석가는 집권당이 계속해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로 푸틴이 이미 '진짜 경쟁자들을 제거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키네프는 "이번 선거의 주요 특이점은 많은 야권 후보들이 출마 자체를 원천 봉쇄 당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출마를 금지하는 선거법이 실상은 푸틴에 반대하는 세력의 핵심 지도자들을 원천 제거하는 데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야권 핵심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2013년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피선거권을 가질 수 없게 됐다. 당시 야권 지지자들은 나발니에 적용된 혐의를 날조된 것으로 주장했으며 유럽인권재판소는 러시아 법원의 판결을 "임의적인 법 적용"이라고 규탄했다.

게다가 푸틴은 6월 선거 유세 기간을 단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집권당에 반기를 들 수 있을 만한 군소정당이 대중에 이름을 알릴 기회를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군소정당이 아닌 주요 정당들은 실상 통합러시아와 협력하는 '체제적'(systemic) 야당으로 불린다. 

이들 연방공산당, 정의러시아, 자유민주당은 통합러시아를 "과도하게 자본주의적" 또는 "친 서방적"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중요 사안과 관련해서는 통합러시아가 추진하는 정책 대부분에 찬성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러시아는 현재 하원 의석 450석 중 과반인 238석을, 80개가 넘는 지역의회를 점령하고 있다. 여기에 나머지 3개 주요 정당으로부터도 집권당에 대한 견제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싱거운 결과가 예측되고 있다.

보리스 마카렌코 모스크바 소재 정치기술센터장은 "모든 러시아 선거는 지루하다. 권력 이동이 이뤄지지 않기에 승자가 항상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여론조사 발표도 사실상 통제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980년대 말 이후 활동해 온 러시아의 유일한 독립 여론조사 기관인 '레바다 첸트르'는 1일 통합러시아의 지지율이 7월 39%에서 8월 31%로 떨어졌다는 결과를 발표한지 나흘만에 법무부로부터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돼 폐업을 해야하는 위기에 처했다.

2012년 푸틴이 서명한 외국인대리법에 따르면 외국 자금을 받은 비영리단체가 정치적 활동에 연루될 경우, 러시아에 반하는 첩보원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외국 대리인'으로 지정되며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레바다 첸트르 측은 이에 이의 신청을 할 방침이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폐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러시아 매체, 특히 국영TV의 편향된 보도도 불균형한 선거 경쟁을 초래했다.

러시아 시민 대부분이 정보를 접하는 통로인 국영TV는 여당의 유세와 선거 공약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의 매체 점유율은 아주 낮은 상태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반면 통합러시아는 지지율 80%를 상회하는 푸틴을 광고에 전면 배치, 국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푸틴은 여러 매체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 통합 러시아"라는 슬로건과 함께 인민들의 말을 경청할 것이라 약속하는 신뢰감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출시된 금장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갤럭시S7 스마트폰. 가격은 약 3200만원이다. (출처 : 샘모바일) ©News1
러시아의 제 7대 총선은 18일 오전 극동 캄차카 반도에서 처음 실시돼 러시아 전역 11개 시간대를 거쳐 유럽 내 월경 지역인 칼리닌그라드를 끝으로 22시간 만에 종료된다.

첫 출구조사 결과는 표결 마무리 직전인 다음날 오전 2시쯤(한국시간) 발표가 예상된다.

이번 총선은 러시아 전역 85개 연방주체의 1억1000만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치러진다. 2014년 합병된 크림반도 소재 크림공화국 3개 선거구와 세바스토폴 특별시 유권자들도 이번 선거에 참여하게 된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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